"취업난도 서러운데…'한토컴+금융' 자격증 응시료만 수백만원"

입력 2024-03-06 18:09   수정 2024-03-14 16:25


“‘한토컴’(한국사·토익·컴활)은 기본 중의 기본이죠. 금융 3종에 공인회계사(CPA)까지 준비하는 친구도 많습니다.”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관련 자격증 시장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딸 수 있는 자격증은 모두 취득하려는 취업준비생이 늘고 있어서다. 자격증 비용이 해마다 오르고 있어 취업준비생들은 취업난과 비용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자격증 ‘다다익선’, 무조건 따고 보자

6일 주요 대학 등에 따르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최소 3개 이상의 자격증을 준비한다. 한토컴으로 불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토익, 컴퓨터활용능력 등은 문과생에게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 특히 컴활과 한국사는 공기업 입사 때 가산점이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학생이 많다.

회계 직군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전산회계, 전산세무 자격증을 준비한다. 금융권에 도전하기 위해선 ‘금융 3종’으로 불리는 증권·파생·펀드투자권유대행인이 기본으로 여겨진다. 투자자산운용사, 재무위험관리사, 금융투자분석사 등까지 준비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국제자격증에 도전하는 학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공인재무분석사(CFA), 국제재무위험관리사(FRM)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 한 대학의 취업준비생은 “자격증 종류가 너무 많고 복잡하지만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학내 분위기를 전했다.

상위권 대학에서는 회계사를 자격증의 하나로 준비하는 학생도 많아지고 있다. 회계사 1차만 붙어도 금융 관련 회사에서 스펙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서다. B대학 4학년 학생은 “경영대 학생의 절반 이상이 회계사를 준비하는 것 같다”며 “떨어져도 그간의 공부한 과목을 바탕으로 세무사, 노무사 등으로 돌리거나 금융권 공사, 대기업 재무팀 등에 지원할 수 있는 등 쓰임새가 많아 일단 시작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100만원 훌쩍 넘는 응시료에 취준생 부담 커져
자격증 취득에 드는 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다. 컴퓨터활용능력은 지난 1일부터 응시료가 올랐다. 기존 필기(1만9000원)와 실기(2만2500원)를 합쳐 4만1500원이었는데 4만5500원으로 인상됐다. 여기에 토익은 4만8000원. 토익스피킹은 8만4000원(라이팅 포함 11만4000원)에 달한다. 토플과 아이엘츠는 각각 220달러(약 29만원), 28만6000원이다. 특히 어학 시험은 한 번에 원하는 점수를 받기 어려워 여러 번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 A대 4학년에 재학 중인 박모씨는 “어학 점수는 높을수록 좋을 것 같아 토익은 900점대 후반, 오픽은 가장 높은 레벨인 AL 이상 점수가 나올 때까지 계속 볼 생각”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동안 한국사, 컴활, 오픽, 토익 등에 쓴 응시료만 100만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내는 수강료 부담도 만만치 않다. 졸업을 유예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모씨는 “토익 등 수강료가 한 달에 20만~30만원씩 나가지만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빠르게 성적이 올라 다닐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자격증 준비를 위한 학원 수강료만 200만~300만원은 들었다”고 말했다.

자격증으로 끝이 아니다. 증명사진 등 기본 서류를 위한 비용도 상승세다. C대학의 한 학생은 “요즘 취업을 위한 사진을 찍으려면 보통 10만원”이라며 “사진을 찍기 전 메이크업 헤어 비용까지 포함하면 학생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비용이 나간다”고 하소연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해당 분야에 자격증이라도 있으면 취업이 용이할 것이라고 여겨 문과생들이 각종 자격증 따기에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게 대학가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강영연/안정훈/박시온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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